[북 테라피] 내 방에서 즐기는 최고의 휴가! 스테이케이션에 좋은 도서 모음

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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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떠나지 못했다면, 한 권의 책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스테이케이션에 좋은 도서 모음





무더운 날의 연속. 가까운 곳이라도 떠나볼까 생각해보지만 찌는 듯한 더위에 쉽게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계획 세우는 것도 귀찮고, 오가는 길 북적이는 인파만 생각해도 벌써 지치죠. 이럴 바에야 에어컨 빵빵한 집에서 뒹구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인지 최근 스테이케이션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스테이케이션은 머문다는 뜻의 ‘stay’와 휴가를 의미하는 ‘vacation'의 합성어로 집에서 실속있게 피서를 즐기는 휴가 문화를 일컫는 말입니다. 집이나 도심 속 호텔 등에서 휴가를 즐기며 알뜰하고 편안하게 쉬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하나의 휴가 문화로 자리잡게 된 것이죠.

 

충분히 휴식하고, 그동안 보지 못한 영화나 책을 찾아보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보내는 시간. 이거야 말로 진짜 휴가가 아닐까요? 아직 떠나지 못한 분이 있다면 책과 함께 스테이케이션을 시도하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편안한 휴가를 도와줄 4권의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1.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 <내 방 여행하는 법>,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나는 42일간의 내 방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참이다. 이 여행에서 나는 흥미로운 것을 보았고 여정 내내 즐거웠으니 책으로 엮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럴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서자 결심을 굳혔다. 불행한 이들의 근심, 걱정을 날려 버리고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질 거리를 전할 수 있다 생각하니, 가히 형언할 길 없이 벅차다. 자신의 방을 여행하면 거기서 얻는 기쁨이 사람들의 성가신 질시에 잡칠 일도 없으며 무슨 대단한 경비가 들지도 않는다. - 본문 中 -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생활하며 신선한 자극을 받고 재충전할 기회를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다면, 익숙한 곳에 그대로 머무르게 되는 것이니 신선한 자극을 받기 쉽지 않죠. 하지만 이런 통념을 깬 책이 있습니다. 바로 ‘내 방’에만 42일간 머무르며 내 방으로 여행을 떠난 <내 방 여행하는 법>이 바로 그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는 토리노에 머물다 1790년에 어떤 장교와 결투를 벌였고, 42일간의 가택연금형을 받게 됩니다. 하루종일 집에만 갇혀 있어야 하다보니 무료해진 저자는 방 안의 이것저것에 주목하게 되고 반강제적으로 42일간 집 안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글로 적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합니다. 이 책은 출간 후 베스트셀러가 되며 훗날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되었죠.


서너평 남짓의 방 안에도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존재합니다. 침대, 의자, 책상 등의 사물은 물론 벽지에 묻은 얼룩이나 서랍 끝에 있던 오래된 편지 등에는 추억도 묻어 있죠. 하루하루 이것들만 발견하고 바라보아도 내 방이 새로워지고,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방콕족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의 <내 방 여행하는 법>. 멀리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더 즐겁고 신선하게 방을 즐기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2. 내 몸에 이토록 재미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었다니! : <바디무빙>, 김중혁 지음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는 너무 식상하니까 조금 바꿔 말하면, ‘아프면 만사 다 귀찮다’는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요약한 느낌이고, ‘앉을 기운이 있어야 뭐라도 글을 좀 쓰지’는 너무 작가적인 변형 같고,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져야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다’는 피트니스 센터의 회원 모집 문구 같고, ‘울림통이 좋아야 소리를 제대로 담을 수 있다’는 <K팝스타> 박진영씨의 심사평 같지만 모두 비슷한 이야기가 아닌가싶다. 지금부터 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 본문 中 -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흑임자로 더욱 유명해진 소설가 김중혁, 그가 이번에는 ‘몸’으로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인간의 몸이란 무엇인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곳곳의 부위는 어떤 감각들을 받아들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한 에세이 <바디무빙>을 펴냈죠. 소설가이기는 하지만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더 기다리는 팬층을 가진 독특한 작가이기도 해서 믿고보는 에세이스트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평소 인간의 몸, 신체 부위 등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에세이를 통해 다방면의 이야기를 끌고 들어와 맛깔지게 버무려냈습니다. 의학적 지식에 인문학이라는 양념을 더하고, 영화와 드라마, 소설 등의 이야기로 버무려 그저 ‘몸뚱아리’에 불과했던 우리의 몸을 놀라운 이야기의 보고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또 책 군데군데 삽입된 일러스트와 짤막한 글, 카툰 '몸의 일기'와 '믿거나 말거나 인체사전' 등을 통해 작가 특유의 재기발람함도 더했습니다.

자신의 몸을 한땀 한땀 뜯어본 적 있으신가요? 마치 아이를 낳아 아이의 몸을 하나하나 만져보고 느껴보는 것처럼 내 몸을 그렇게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매일 함께 하는 몸이지만 새롭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3. 집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세기의 명화 <명화가 내게 묻다>, 최혜진 지음





명화를 왜 좋아하냐는 질문에 관한 나의 대답은 하나다. 그림을 통해 마주하는 타인의 삶이 결국 내 앞에 놓인 인생을 좀 더 숙고하게 만든다. 그림은 내게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의 ‘당연하지 않음’을 가르친다. 명화를 어떻게 봐야 하냐는 질문에 관한 대답은 이렇다. 권위와 지식을 앞세우는 엄숙주의에 짓눌리지 말고 마음 속에서 샘솟는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믿을 것. 그것의 정체와 의미를 자신의 말로 정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해볼 것. 이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생길 때 자발적으로 공부할 것.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물음은 독자가 스스로를 테마 삼아 생각을 풀어나갈 수 있게 하려고 존재한다. 정답은 없다. 각자의 대답이 있을 뿐이다.  - 본문 中 -



꿈에 그리던 미술관에 도착해 그림을 보면 막상 생각했던 만큼의 큰 감동이 없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길게 늘어선 줄,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시장을 방불케 하는 인파 때문에 느긋하게 그림을 감상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충분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는 큰 감동을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럴 땐 쉽게 쓰여진 명화 에세이 한 권을 보는 것이 더 큰 울림을 가져다 줍니다.





<명화가 내게 묻다>는 반 고흐, 렘브란트, 뭉크, 얀 스테인 등 귀족의 삶이 아닌 평범한 삶과 일상의 가치에 주목했던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우리 일상을 반추해보는 명화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우리들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고민들을 그림을 통해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일, 관계, 마음 그리고 나에 대한 고민과 화두를 진솔하게 풀어내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죠. 그림을 나의 삶과 동떨어진 예술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일상으로 가져와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줍니다.


평소 미술관에 가고 싶었지만 시간적 제약 때문에 가지 못했던 분들이나, 그림을 보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몰라 고민했던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펼침 페이지에 시원하게 인쇄된 그림을 감상하며, 화가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4. 책으로 읽고 영화로 확인하는, 동심으로 떠나는 여행 <정글북>,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키플링은 <정글북>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다. 어른들은 신기한 상상으로 가득 찬 동화의 세계를 꿈꾸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들과 그 기쁨을 공유한다.”  -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


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키플링의 대표작 <정글북>. 이 책은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 우리가 꿈꿔왔던 세상을 담고 있는 동화죠. 늑대소년 모글리가 정글에서 겪는 모험담은 어린시절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고, 함께 마음을 졸이며 결말까지 읽고 또 읽게했던 동화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그 모글리의 이야기가 기억 나시나요?





올 6월 디즈니가 영화 <정글북>을 개봉하며 <정글북>이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19세기 동화책에 구현된 상상력을 21세기 컴퓨터 그래픽의 힘을 빌어 더욱 생생하고 살아 있는 정글 이야기를 만들어냈죠.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을 위한 완벽한 동화를 재현해내며 어른들로 하여금 다시금 <정글북>의 이야기로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늑대에게 키워진 ‘인간의 아이’ 모글리가 정글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위대한 모험을 담은 <정글북>. 원작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영화로 재탄생한 정글북까지 만나보며 잃어버렸던 그 시절의 동심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리듬 (최지연)

야밤산책》,《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의 저자이자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이다.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CECI>, 언론재단, 코오롱 등에 책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예스24에 일과 직장생활을 주제로 한 <그래봤자, 월급쟁이> 를 연재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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