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라피] 나에게 용기를 가져다 주는 도서 모음

2018.04.26
공유하기

[북 테라피]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느라, 나의 감정에 서투르다면

나에게 용기를 가져다 주는 도서 모음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타자의 시선은 지옥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우리를 검열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보면 하고 싶은 것도, 표현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죠.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때로는 그 시선 자체가 나를 옥죄는 감옥같이 느껴질 때도 있겠습니다. 사르트르는 그 상황을 ‘지옥’으로 비유한 것이고요.


누구보다 잘 압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걸요.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못하며, 누구도 내 감정을 대신 경험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잘 압니다. 그게 내 맘같이 잘 되지 않는다는걸요. 오늘도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느라 본인의 감정에, 본인의 욕망을 그냥 지나쳤나요? 다시 자신에게 집중해보세요. 그 용기를 가져다줄 책들이 있으니깐요.



1. “좋은 사람들만 고민을 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너부리: 남한테 신경 쓰느라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게 잘 안 되는 거야. 말 안 하면 될 거를 말해버려서 다들 날 싫어한다구.

포로리: 하지만 미움받아도 아무렇지 않잖아.

너부리: 응. 아무렇지도 않아.

보노보노: 어떻게 미움받는데도 아무렇지가 않아?

너부리: 아무리 미움 안 받으려고 해도 어차피 누군가는 미워하기 때문이야. 그럴 바에는 날 미워하는 녀석이 다가오지 못하게 해두는 게 속 편하지? _ (139쪽)


보노보노를 기억하시나요? 1986년에 출간되어 고단샤 만화상 수상 후 30년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네 컷 만화. 현재 41권까지 출간되었고 게임,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지며 전 세계에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화입니다. 메인 캐릭터인 보노보노는 행동은 느릿하고 말투는 어눌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작중 보노보노가 친구들에게 해주는 말들은 보는 이들로부터 큰 위안을 얻게 하죠.



그 보노보노의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가 보노보노 공식 웹사이트 보노넷을 통해 독자들의 고민 상담을 하기 시작합니다. 만화 속 고민이 아닌 현실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책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나옵니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이 바로 그 책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감이 생길까요?’. ‘진정한 ‘나’란 무엇인가요?’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에서부터 ‘결혼은 하는 게 좋을까요?’, ‘수입이 너무 적은데 어떡하죠?’라는 현실적인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보노보노의 눈으로 답을 제시합니다. ‘해달이 되고 싶어요’라는 질문에는 재치 있게, ‘되고 싶은 걸 어떻게 찾으면 될까요’라는 질문엔 진지하게 그 어떤 질문에도 보노보노가 했던 것들처럼 공감하며 최선의 답을 찾아가며 나 자신의 존재와 감정에 충실해지는 법을 알려줍니다. 보노보노 속 아름다운 그림은 이 책의 덤이니 즐겁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 책입니다.




2. “독자들이 내 만화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재미있게 봤으면” : <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지음




지금의 기분. 정말로 지금, 이때의 기분. 

수첩을 펼쳐 지금의 기분을 적었습니다.

문득 여유가 생기면 이렇게 ‘지금’을 적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어디에 있든 내 책상에 앉아있는 것처럼 

안심하게 됩니다.  _ (53쪽)


간결한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 마스다 미리. 그녀의 글과 그림에 열광하는 건 무심한 듯 내뱉는 한마디에서 오는 폭풍 공감, ‘어머, 이건 내 이야기 같아’라고 느껴지게 하는 일상 속 소재 덕분일 것입니다. 수짱 시리즈는 20~3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고, 그 밖의 책들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죠. <오늘의 인생>은 그중에서도 그녀의 매력이 가장 잘 담긴 책입니다.



<오늘의 인생>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하루하루, 뭐 하나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가는 나의 하루가 사실은 그렇지 않으며 매일이 알고 보면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그녀만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낸 책이죠. 그래서 책의 내용 역시 너무나 일상적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엥, 이게 뭐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바로 일상이고 나의 인생이라는 것을 알려주죠.

마스다 미리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소심하고,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조금의 용기를 내 무언가 시도를 했을 때면 삶은 완전히 달라지죠.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는 것, 하고 싶은 것은 하는 것. 이게 바로 마스다 미리가 책을 통해, 그림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일 겁니다.   




3. “누군가에 기대지 않고 품위 있게 죽고 싶어요” :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하시다 스가코 지음



매년 생일에 케이크를 사듯이 생일이 찾아올 때마다 죽음에 관해 두세 줄 적어놓는 것이다. 장기 기증 희망 카드에 기재된 내용처럼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무의미한 연명 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라든가, “안락사를 희망한다” 같은 글을 적어둔다. 해마다 생각이 바뀌어도 상관없다.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25쪽)


존엄사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논란도 많고, 거부감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세상을 떠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죽음은 이제 미리 준비하고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하고 있으니깐요.



전 세계에서 가장 히트한 일본 드라마로 꼽히는 <오싱>의 각본가 하시다 스가코. 그는 89세가 되는 순간부터 ‘종활’,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평생 자신만만하게 살아온 그는 ‘혹시 내가 치매에 걸려 주변에 폐를 끼치면 어쩌지’, ‘병상에 누워 있어 아무것도 못하며 가족들을 힘들게 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자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병들어 누워 삶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는 그런 그의 바람이 담겨 있는 제목의 책입니다. 현재 아흔둘인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좋은 죽음, 웰-다잉을 준비하며 살아가소 있습니다. 책에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요.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미리 간접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4. “세상에 100%인 감정은 없습니다” :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피터 홀린스 지음



우리가 사는 세상을 파티장이라고 가정해보자. 내향적인 사람들은 벽에 기대어 가만히 서 있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무대 중앙을 거침없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흑백논리로 구분 지을 수 없다. 스스로 어떤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유형으로 여겨져 왔다고 해도 개의치 말자.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고유한 기질이 지닌 특성을 더 깊게 이해해야 한다. (8쪽)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어머어머 맞아맞아’, ‘이건 딱 나잖아?’ 라는 생각을 하셨나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건 바로 내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포인트는 바로 거기서 출발합니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이분법 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나의 감정 역시 똑떨어지게 설명하거나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걸요. 사람의 감정은 늘 섞여서 나타나니깐요.



인간의 심리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사람의 성격이 얼마나 복잡하고 폭넓은지에 대해 밝혀냅니다. 감정이라는 건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고 늘 몇 가지의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아낸 것이죠. 그리고 이 책에 바로 그 연구 결과를 담아냈습니다. 사람의 성격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 이유와 자기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과 행동,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와 욕망에 대해서 말이에요.



나의 감정을 나 자신도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엄청난 위안을 얻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지만 어느 정도 의식하고 싶은 마음도 잘못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그것으로부터 해방되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평안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리듬 (최지연)

야밤산책》,《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의 저자이자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이다.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CECI>, 언론재단, 코오롱 등에 책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예스24에 일과 직장생활을 주제로 한 <그래봤자, 월급쟁이> 를 연재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