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인터뷰] 패션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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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인터뷰] 패션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

시리즈 디자이너 채관현 과장 인터뷰 

 

 


안녕하세요, 코오롱 소셜미디어 대학생 서포터즈 오유림입니다!


많은 남성분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어반 빈티지룩 브랜드, 바로 시리즈의 디자이너 채관현 과장님을 뵙고 왔습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상당한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며, 인터뷰에 진지하게 임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리즈라는 브랜드와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과연 저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지 지금부터 그 인터뷰 현장 속으로 같이 들어가 보시죠!



Q : 맡고 계신 브랜드 ‘시리즈’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A : 리즈는 캐주얼을 베이스로 도시 남성을 위한 멀티 코디네이션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편집 브랜드예요. 캐주얼과 포멀의 믹스 앤 매치를 보여주며 어반 빈티지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죠. 저희 시리즈의 최종 목표는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 닥터가 되는 것인데요, 이는 단순한 패션에 국한된 것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전체를 아울러서 직접 진단을 내리고 그에 맞는 처방 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가장 근접한 브랜드는 아무래도 에피그램이죠. 에피그램은 시리즈 브랜드의 일부분이기도 한데요. 매장에 가보시면 옷뿐만 아니라 침대, 책상, 가구 등 전시되어 있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현재 패션시장이 너무 한 곳에 갇혀 있고 제한되어 있는 반면 에피그램은 패션시장의 새로운 탈출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에피그램이라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패션산업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답니다.


Q :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 저는 지금 시리즈에서 남성복 아우터, 팬츠, 데님 쪽을 맡고 있고요, 원래는 유니섹스 캐주얼 쪽에 있다가 시리즈에 오면서 남성복을 중점적으로 디자인하게 되었어요. 시리즈에서는 2012년부터 현재인 2017년까지 햇수로 6년 차 근무 중에 있어요. 



Q :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A :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중에서도 애니메이터나 만화가, 캐릭터 디자이너 되는 게 꿈이었어요. 캐릭터 디자이너라 함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디자인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캐릭터 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키우면서 캐릭터들을 그리곤 했어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캐릭터들의 옷을 항상 일관되게 그리다 보니 다양성이 부족한 것 같아서, 옷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어졌어요. 그 이후에 의복사 등에 대해 공부해보니 상당히 재미있었고, 나중에는 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 길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죠. 이것을 직업으로 삼더라도 제가 즐겁게 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미국 등 타국에서는 전공과 무관하게 패션디자이너를 할 수 있지만, 하지만 국내에서는 제가 입시할 때만 해도, 패션디자이너가 되려면 미술 전공을 해야만 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대학교에서 미술 전공을 했답니다. 

Q : 과장님께서는 지금 제가 보기에 패션 센스가 좋아 보이시는데, 원래 어렸을 때부터 옷을 곧잘 입으셨나요?


A :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는 않아요(웃음) 지금 돌아보면 되게 고지식한 제 고집으로 옷을 입었어요. 오히려 패션업계에 종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보고하다 보니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요. 


Q : 디자인할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어떻게 얻으시나요?


A : 저는 주로 밀리터리에서 영감을 받아요. 처음같이 일하던 사수가 제게 가르쳐주신 것인데, 그분께서는 모든 현대 남성복의 시작이 밀리터리라고 하셨어요. 저도 이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근대 의복사나 과거 의복을 공부해봐도 뿌리가 군복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무수히 많아요. 나라별, 시대별 군복을 다양하게 알고 있으며 거기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에요. 그리고 저는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베이’등 중고 사이트에서 밀리터리룩을 많이 검색해 보기도 하고 수집하기도 한답니다. 



Q : 창작의 연속인 만큼, 때로는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 사실 저는 매일매일 한계에 부딪히고는 해요. 매일 새로운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내야 하니 그 부분은 저한테 스트레스예요. 사실 그것에 대해 딱히 극복할 방법이랄 것도 없어요. 그저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주변을 환기시키는 의미로 인터넷을 보던, 잠깐 밖을 보던가 새로운 것을 찾아보고는 합니다. 그렇게 뉴웨이브의 물결에 잠시 몸을 맡겼을 때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다시 떠오르고는 하는 것 같아요.


Q :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파악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A : 이태리의 삐띠워모, 베를린의 프리미엄 등 트레이드 쇼에 참여해서 많이 얻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패션시장에서 한국패션이 결코 뒤처지지 않아요. 그래서 현재 트렌드를 알고 싶으면 백화점과 인터넷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리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옷을 어떻게 입었나 유심히 보기도 한답니다. 디자이너들이 많이 참고하는 퍼스트뷰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저는 그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지는 않아요. 시리즈라는 브랜드는 다양한 변화보다는 고유의 색을 살려야 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 패션 사이트는 참고용으로만 가끔 볼 뿐, 디자인적으로 연결 짓지는 않아요. 덧붙여서, 노하우라기보다는 지금 제가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looking을 트렌드라고 생각해요.



Q : 시리즈를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  시리즈는 30대 중후반을 타게팅 한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사실 20대 후반부터 많게는 60대 이상이신 분들까지 구매를 해주시는 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이들 모두를 아우르며 구매자가 저희 브랜드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퀄리티와 착용감 등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사실이에요. 그리고 저희 브랜드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워싱감이에요. 시리즈 특유의 공법으로 타 브랜드보다 월등히 여러 번 테스트를 거쳐서 워싱을 낸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다려 입지 않아도 멋스러운 게 저희 브랜드 옷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시리즈가 추구하는 어반 빈티지 무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Q : 사람들에게 시리즈가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기를 바라시나요?


A : 시리즈는 지금껏 일했던 회사들과는 다르게 지금보다 더 멀리,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브랜드예요. 지금 당장의 매출에만 급급한 회사들이 있어요. 저희 브랜드도 완전히 그렇지 않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것보다도 조금 더 높은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고 있어요. 그렇기에 제가 그 그림의 한 획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기뻐요. 그 큰 그림이 결국 사람들에게 고유의 문화로서 남기를 바래요. 여기서 제가 지칭하는 문화는 고객분들의 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이에요. 운전할 때 편하고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점퍼 이거나,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 중요한 미팅을 나가기에 알맞은 방수 가공되어 있지만 편하고 단정하게 입을 수 있는 슬랙스처럼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국한되지 않고 행동 패턴까지 반영하는 좀 더 고객 관점적인 문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Q : 디자이너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 아, 이 질문은 앞서 제가 언급한 문화와 연결 지을 수 있겠네요. 옷이 이쁘다 와 같은 단순한 디자인적인 면모만을 칭찬받는 그런 것 보다, 제가 한 디자인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로서 다가갔을 때 보람을 느껴요. 그 ‘의미’란 단순히 잘 팔리는 옷보다는, 앞서 말한 고객의 생활패턴에 대해 기능적인 면모가 빛을 발하는 ‘시리즈의 문화’가 그 사람에게 담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이 준비하면 좋을 것들 혹은 조언 등을 들려주세요


A : 단순히 디자이너라는 멋진 칭호를 갖기 위해서 도전하는 것이면 지금 당장 그만두기를 바래요. 이 직업에 진심으로 도전하려면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화려한 이름과는 다르게 현실의 디자이너는 3D 직종에 속합니다. 연차 없는 막내 시절 디자인보다는 복사기 앞에서 하루 종일 서있기 일쑤이고, 다른 디자이너 분의 옷 부자재 발주 같은 것을 도와드리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퇴근 시간은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한 여러분에게는 너무나 큰 벽으로 다가올 것이에요. 


제가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견디기 힘든 시간이겠지만, 그 순간을 멍하니 시키는 일만 하며 허송세월 보내지 마세요. 다른 디자이너 분이 한 디자인이나, 부자재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이 옷은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 등의 탐구를 하다 보면 그게 추후에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저는 항상 새로 들어온 인턴 친구들에게 말하고는 해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래도 디자인을 할 것이냐고’ 물으면 많은 인턴 친구들이 ‘할 것이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 친구들의 반짝이는 눈빛의 열정이 여러분에게도 있길 바래요.



저는 인터뷰를 처음 진행해보아서 떨리기도 했지만, 제가 평소에 관심 가지고 있는 패션 분야의 디자이너 분을 인터뷰하게 돼서 너무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신 채관현 과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시종일관 디자이너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하시면서도 그 속에 지니고 계신 열정 & 애정이 엿보였습니다. 저도 추후에 제가 가지게 되는 직업에 과장님처럼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패션이나 시리즈라는 브랜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이 이 인터뷰를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다음에 또 재미있는 기사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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